정유라에게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자리를 뺏겼던 비운의 선수, 김혁을 기억하십니까.
극도의 절망을 이겨내고 오늘 값진 동메달을 따냈습니다.
자카르타에서 김유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꼿꼿한 자세로 말과 하나가 돼 연기를 펼칩니다. 조심스럽게, 때론 과감하게. 혼신의 연기에 시선이 집중되고, 동메달이 결정되자 환호성이 터집니다.
"와~"
비운의 스타 김혁.
이번 아시안게임에 나서기까지 무려 8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 때 심판의 편파 판정으로 정유라에게 국가대표를 뺏겼던 겁니다.
정유라가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지켜보는 건 고통 그 자체였습니다.
[김혁 / 마장마술 국가대표 (지난 2016년)]
"한 달 정도는 말을 안 탔던 것 같아요. 안 타고 매일 거의 칩거라고 하죠. 집에서 계속 있었고… "
고삐를 다시 잡기까지엔 긴 시간이 걸렸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김혁 / 마장마술 국가대표 (오늘)]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승마이고, 제일 좋아하는 게 승마이기 때문에."
오늘 목에 건 동메달은 시련을 이겨낸 자신에 대한 보상이었습니다.
[김혁 / 마장마술 국가대표 (오늘)]
"8년이라는 시간을 훈련하면서 힘들기도 하고 긴 시간이었지만… 이제는 저는 만족합니다."
"8년 만에 출전한 아시안게임. 김혁 선수의 동메달은 금메달보다 값졌습니다. 국가대표 승마 선수들은 이제 장애물에서 메달 사냥에 나섭니다.
자카르타에서 채널A 뉴스 김유빈입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김용우
영상편집 : 조성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