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긴 세월을 기다린 끝에 이제야 만났습니다.
강산이 6번 넘게 바뀌는 동안 만나지 못했던 자식은 어느새 백발이 성성해졌습니다.
오늘 금강산에서 성사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 현장을 박민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백발의 어머니는 아들을 단번에 알아봤습니다.
[이금섬 / 남측 상봉자 (92세)]
"니가 막내가? (많이 큰 애기지.)"
전쟁통 피난길에 남편, 아들과 생이별해야 했던 이금섬 할머니는 참았던 눈물을 터트립니다.
[현장음]
"엄마 왜 그래? 진정해."
70년 만에 만난 언니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었습니다.
북에 남겨진 다섯 남매 중 언니만 살아 다시 만났습니다.
[조혜도(86) 조순도(89)]
"우리 언니 고생했지. 우리 때문에 너무 힘들었지? 언니 감사해. 끝까지 와서 너무 고마워."
오랜 기다림 탓인지 눈물도 마른 듯 담담한 상봉도 많았습니다.
[현장음]
야, 여기가 닮았네. 눈이 닮았어.”
고령으로 사망하는 이산가족이 늘면서 직계 가족 만남은 크게 줄었습니다.
우리 측 상봉단 89명 가운데 부모와 자식 간 상봉은 7가족뿐이었습니다.
배우자 상봉은 한 가족도 없었습니다.
조카, 사촌들이 만나 돌아가신 분의 삶을 전해 들었습니다.
[윤흥규 / 남측 상봉자 (92세)]
내 동생 죽었어? 원규? (네) 언제?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내일은 객실에서 점심을 함께하며 가족별 만남을 갖습니다.
채널A 뉴스 박민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