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승엽 기자·나한엘 배소담 인턴기자 = 2016년 영국 랭커셔주 한 축구장. 물끄러미 광고판을 바라보고 있는 한 소년. 아저씨들이 이걸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아빠의 이름, 생년월일과 신용카드 정보만 적으면 가입할 수 있던데요.
소년이 보던 광고판은 바로 '도박 사이트'
5파운드(한화 약 7천200 원)로 시작한 도박은 점차 커져 한 번에 3천 파운드(한화 약 430만 원)를 거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처음에 한두 번 이기니까 정말 짜릿했어요."
"돈을 잃었다는 사실은 잊어버리고 또 이길 거라는 생각에 더 과감해지더라고요."
6개월간 잃은 돈은 총 2만 파운드(한화 약 2천874만 원). 6개월 후 소년의 아버지는 은행에서 온 전화 한 통을 받고 아들의 도박 사실을 알게 되었죠. 도박 중독 상담을 받게 했지만 다시 아빠의 신용카드를 슬쩍해 도박을 시작했고 일주일 만에 무려 6만 파운드(한화 약 8천600만 원)를 잃었습니다. 결국, 아들의 도박 빚을 갚으려 부모님은 대출을 받았습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가입 절차도 간단해 미성년자도 온라인 도박 중독에 쉽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불법 인터넷 도박으로 형사 입건된 10대 청소년은 3년 새 3배 이상 늘었고, 도박관리센터에서 상담받은 청소년 중 5백만 원 이상을 잃은 경우도 25%를 넘었습니다. 도박 중독 또한 마약처럼 강력합니다.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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