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의 운전이 금지됐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오늘부터 여성들도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게 됐습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 개혁의 일환인데, 여성의 자유가 제약돼있는 사우디 사회를 바꿔나가는 변화의 상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조수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수도 리야드 시내.
생애 처음으로 차를 몰고 나온 헤싸 씨가 미소를 띈 채 자유로이 도로를 내달립니다.
24일 0시를 기해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에게 운전이 법적으로 허용된 겁니다.
[헤싸 알아자지 / 리야드 시민 : 역사적인 날입니다. 운전해줄 사람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다닐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습니다.]
SNS에는 세계 각지에서 응원과 축하 메시지가 이어졌고, 역사적인 날에 맞춰, 사우디 전국 면허시험장들도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아멜 아티아 / 에미레이트 운전면허장 매니저 : 저희 면허장에 지금까지 8만5천여 명의 여성이 등록했고 7백여 명이 면허를 취득한 상태입니다.]
여성의 운전 허용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주도하는 탈석유 시대 개혁안 '비전 2030'의 일환입니다.
오랫동안 금기시했던 여성의 사회 참여를 독려하고, 대중문화와 관광 산업을 활성화해 국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게 목표입니다.
실제로 사우디 여성 인구 가운데 6백만 명이 면허증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블룸버그는 2030년까지 사우디의 국내총생산을 900억 달러 증가시키는 효과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내놨습니다.
여기에 국제사회로부터 여성의 자유 억압, 인권 침해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여성 운전 금지가 해제되면서, 사우디 사회에 변화의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
YTN 조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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