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을 전격 철회했습니다.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취소한 건데, 시장과 투자자의 반대를 의식한 조치로 보입니다.
임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28일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재벌 개혁의 하나인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다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대체로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차, 다시 현대모비스로 연결되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비스의 모듈·AS부품 사업 부문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면 모비스, 현대차, 기아차의 수직 구조로 바뀌게 되고,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이 강화되는 겁니다.
이에 대해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이 주주 손해를 내세워 반대하고 나섰고,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도 가세했습니다.
특히 현대모비스의 지분 9.8%를 보유한 2대 주주 국민연금이 자문 계약을 맺고 있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반대는 결정타였다는 분석입니다.
부결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모비스와 글로비스는 각각 이사회를 열어 분할·합병 계약 해지를 결정한 뒤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취소했습니다.
정의선 부회장도 자료를 내고 주주, 시장과 소통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을 절감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주근 / CEO스코어 대표 : 지난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주주 권익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생겼고, 그에 대해서 주주들의 반대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이번 철회를 통해서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새로운 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YTN 임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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