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폭로가 이어지면서 법적 대응을 고민하는 피해자들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어렵게 법정에 섰지만 또 한 번 상처를 받는 피해자가 적지 않습니다.
성혜란 기자입니다.
[리포트]
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한 A 씨는 지난해 피해 사실을 진술하려고 법정에 섰다가 또 한 차례 상처를 받아야 했습니다.
[A 씨 / 성폭행 피해자(음성변조)]
"(판사가) 벗기기 어려운 옷 같은데 스스로 벗어야 하는 옷 아니냐, 원래 네가 (가해자에게) 관심 있었던 것 아니냐."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기 전 저녁식사 자리에 동석한 B 씨는 판사에게 뜻밖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B씨 / 성폭행 사건 재판 증인]
"'아직도 여자들이 그렇게 남자들한테 얻어먹고 다니냐'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법원은 가해자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지만, A 씨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습니다.
[A 씨 / 성폭행 피해자(음성변조)]
"다른 범죄였다면 나를 이런 식으로 대하지 않았을 텐데. 나는 성폭행을 당했기 때문에…."
최근 2년간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가 파악한 법원과 수사기관의 '2차 가해'는 15건이었습니다.
[이어진 / 한국성폭력위기센터 사무국장]
"2차 가해는 고소 의지를 계속 흔드는 것이거든요. 피해자를 대면하는 인력들이 전문성을 키우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법원은 2차 가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제도 보완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피해자가 법정 증언부터 귀가까지 특별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한 '특별증인지원' 제도를 확대하고, 판사들에게 실시하는 성폭력 피해자 보호 교육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채널A뉴스 성혜란입니다.
성혜란 기자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이승헌 김찬우
영상편집 : 이태희
그래픽 : 김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