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대륙침략을 위해 1930년대에 울산에 비행장을 만들었는데요.
이 비행장이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비행장입니다.
지금은 없어졌는데, 울산 남구청이 이곳을 역사교육장으로 삼기 위해 표지석을 설치했습니다.
김인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울산 남구 삼산동은 대형 백화점과 남구청, 젊은이들이 찾는 울산의 중심 번화가이지만, 1930년대에는 논밭이 전부였습니다.
1931년 8월, 일본은 이 일대 18만9천㎡를 빼앗아 '울산비행장'을 건설했습니다.
활주로와 격납고, 사무실을 갖춘 이 비행장에서는 일본 후쿠오카를 오가는 12인승 쌍발 여객기를 하루에 한 번 왕복 운항했습니다.
일본에서 서울이나 만주, 신의주 등을 가기 위해 가장 가까운 곳을 택한 겁니다.
일제가 태평양전쟁을 벌이던 1941년에는 군사비행장으로 고쳐 일본과 대륙을 오가는 군수물자 운반과 연료공급기지로 활용했습니다.
일본은 비행장 공사에 학생들을 강제로 동원하기도 했습니다.
해방 이후 정부에서 비행장을 논으로 바꿔 농민들에게 매각했고, 1980년대부터 이렇게 도심지로 개발됐습니다.
일제 야욕으로 빼앗겼던 땅은 돌려받았지만 그 상처는 남아 있습니다.
울산 남구청은 고장의 뿌리를 찾기 위해 삼산 비행장 표지석을 설치했습니다.
[서동욱 / 울산 남구청장 : 역사적인 장소를 기억하는 것이 곧 미래를 열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서 이렇게 옛 지명과 시설에 대한 표지석을 세우게 됐습니다.]
표지석에는 운항하던 비행기 모습과 비행장 규모 등을 기록해 놓았습니다.
일제 강탈의 흔적을 대신해 설치된 표지석은, 일제의 만행을 기억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역사교육장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YTN 김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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