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설 연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을 만나는 등 이른바 '제3지대' 논의가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친박과 친문재인 세력을 제외한 인사들이 개헌을 매개로 뭉치자는 것인데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지 관심입니다.
박순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우리 정치사에서 대선을 앞둔 가장 성공적인 연대는 DJP 연합입니다.
헌정사상 첫 수평적 정권 교체를 명분으로 새정치국민회의의 김대중 총재와 자민련의 김종필 총재가 손을 잡았고 97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김대중 / 제 15대 대통령(97년 12월 당선 소감) :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건국 이래 처음으로 여야 정권 교체가 이뤄졌습니다.]
이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여러 형태의 연대 논의가 있었고 일정 부분 성과도 거뒀습니다.
그러나 DJP 연합 같은 큰 성공은 없었습니다.
보수세력은 단순히 선거에서 이기고 보자는 정치공학적 연대에 불과하다고 비난했고 야권 역시 수평적 정권 교체와 같은 국민이 공감하는 명분이나, 구체적 권력 배분까지 합의하는 성공적 협상을 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 새누리당 대선 후보 당시(2012년 11월) : 단일화하는 과정을 보면 대의보다는 누가 더 유리한가 하는 권력 게임일 뿐이라는 생각입니다.]
[문재인 /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2012년 11월) : 안철수 후보의 진심과 눈물은 저에게 무거운 책임이 되었습니다. 저의 몫일 수도 있었을 그 눈물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3지대 논의는 훨씬 복잡합니다.
단순한 야권 후보 연대가 아니라 이념적으로 보수와 중도 세력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또, DJP 연합 같은 양자 연대가 아니라 최소한 3명 이상의 대선 주자가 참여하는 다자 논의 구도이고, 조기 대선이 현실화되면 협상 기간도 넉넉하지 않습니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이 때문입니다.
다만 개헌이라는 명분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혁명적 민심'이 제3지대 논의에 힘을 더해주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결국 제3지대 논의는 잘되면 우리 정치사에 한 획을 긋는 일대 사건이지만 안되면 정치적 불확실성만 가중시키는 정치적 도박으로 끝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YTN 박순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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