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볕더위가 계속되는데 이 더위가 더 고역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축사 주변 악취에 수십 년간 창문 한 번 시원하게 열지 못했다는 마을 주민인데요.
요즘은 파리 때문에 매일매일 고통입니다.
지환 기자가 그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강원도 홍천 시골 마을.
'만내골'로 불리는 이 마을 주민들은 30년 넘게 악취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악취의 근원은 마을 옆 돼지 축사.
'냄새 나서 못 살겠다. 제발 창문 좀 열자'는 이런 현수막이 마을에 걸려있는데요.
오염이 어디까지 진행됐을까요?
주민들이 직접 땅을 파고 있습니다.
비릿한 냄새와 함께 썩은 침출수가 고입니다.
분뇨가 스며들어 흙도 시커멓게 변했습니다.
지하수에서 측정된 암모니아성 질소가 먹는 물 기준 170배에서 290배까지 나왔습니다.
지하수는 상수원보호구역과도 연결됩니다.
[이제국 / 주민 대책 위원장 : 지금은 썩은 냄새, 비릿한 냄새, 돼지 분뇨에서 나는 냄새가 그대로 나고 있고 어지러울 정도예요. 맡으면 사람이 속도 역하고….]
80년대부터 마을 옆에 차례대로 들어선 농장 3곳에서는 돼지 4천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습니다.
주민들 일상은 어떨까?
냄새를 막기 위해 창문은 한여름에도 비닐로 꽁꽁 동여매고 삽니다.
요새는 특히 매일매일 파리와 전쟁입니다.
수백 마리씩 우글거려 약을 아무리 뿌려도 소용이 없습니다.
[김중기 / 마을 주민 : 하루면 이렇게 돼요. 파리가. 문을 제대로 못 열어요. 문 열 때는 항상 에프킬라 뿌리든지 해야 하고. (파리가) 방으로 들어옵니다.]
악취에 파리떼까지 더해져 손자, 손녀 한 번 고향에 부르지 못합니다.
[박병훈 / 마을 주민 : 돼지 냄새인지 모르고 무슨 냄새가 이렇게 나냐고. 도저히 손녀 오라는 소리도 못하고.]
악취방지법이 있지만 공장 등 대규모 사업장 위주라 축사에 적용하기 어렵고 기준도 느슨합니다.
불볕더위에도 창문 한 번 시원하게 못 열고 수십 년을 견딘 강원 산골 마을.
이맘때면 파리채와 파리약부터 챙긴다는 주민들에게 앞당겨 찾아온 더위는 그래서 더욱 참을 수 없는 일상이자 고통입니다.
YTN 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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