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미 정상회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FTA 재협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우리가 경제 분야에서는 잃은 것이 많지 않느냐 하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청와대는 안보뿐 아니라 무역 분야에서도 국익을 양보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회담 내용을 일부 공개했습니다.

김도원 기자입니다.

[기자]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이 시작되자마자 한미 FTA에 따른 무역 적자 문제를 공세적으로 제기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지난달 30일) : 우리는 지금 한국과 대화하면서 무역 협정을 재협상하고 있습니다. 공평한 협정, 양국 모두에 공정한 협정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확대 회담에서 미국 측은 아예 처음부터 무역 부문에 화력을 쏟아부었습니다.

펜스 부통령과 틸러슨 국무장관, 윌버로스 상무장관 등이 교대로 무역 불균형 시정을 주장하며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리 측도 듣고만 있지 않았습니다.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출이 3배 넘게 증가했다고 수치를 들어 반박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FTA가 양국에 서로 이익이 되는 협정이라며, 미국의 무역 적자가 정말로 한미 FTA 때문인지 따져볼 공동 조사단을 꾸리자고 역제안했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지난 1일) :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양국 국민 모두가 호혜적인 성과를 더 많이 누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날카로운 설전과 팽팽한 긴장 속에 진행되던 회담 끝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도 호혜성을 좋아한다며 이번에 문 대통령과 좋은 친구가 돼서 감사하다며 발언을 마쳤습니다.

한미 공동성명 발표가 회담 종료 뒤 7시간이나 지연된 것도 미국 측이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이라는 문구에서 '자유롭고'를 삭제하자고 주장한 탓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와대가 확대 정상회담 대화 상황까지 공개한 것은 앞으로 있을 수 있는 미국의 통상 압력에 사실을 근거로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도원[[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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