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원도 강릉에서 목조 정자에 불이나 진화 작업에 나섰던 소방관 2명이 매몰돼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잔불을 정리하려고 낡은 정자 안으로 들어갔다가 정자가 갑자기 무너지면서 변을 당했습니다.
차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시커멓게 타버린 나무와 깨진 기왓장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강원도 강릉 경포호 근처에 있는 한 목조 기와 정자가 화재로 완전히 무너져 내린 겁니다.
밤늦은 시간, 정자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들어오자 소방관들은 현장으로 급히 출동해 불을 껐습니다.
하지만 불을 끈 지 6시간이 조금 지난 새벽, 정자에서는 다시 연기가 피어올랐고,
2차 출동에 나선 소방관들이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살피던 중 갑자기 정자가 무너졌습니다.
[장상훈 / 강릉소방서 예방안전과장 : 바닥에서 연기가 계속 올라와 진입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어서 진입해 잔불 정리를 하던 중에 목조 건물이 갑자기 무너져 매몰됐습니다.]
목조 정자 잔해에 깔린 59살 이영욱 소방위와 27살 이호현 소방사는 동료들에게 10분여 만에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혹시 모를 잔불에 대비해 현장을 지키던 중 물을 잔뜩 머금은 목조 자재들이 무너지며 벌어진 사고였습니다.
[이상열 / 소방관 매몰사고 목격자 : 소방관 2명이 남아서 잔불 정리 한다고. 아침까지 잔불 정리한다고 있어야 한대요.]
사고가 난 목조 기와 정자, 석란정은 1956년에 건축됐습니다
정식으로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이른바 '비지정 문화재'여서, 화재 예방 같은 안전관리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태였습니다.
동료 소방관들은 오래된 건물이라 보존가치가 높은 것으로 판단해, 적극적으로 진화작업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불이 난 정자에는 화재를 일으킬 만한 전기시설이 설치되지 않아 누군가 실수 또는 고의로 불을 냈을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진 명확한 증거가 없어 화재원인을 밝히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YTN 차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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