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입을 열어 자신의 재판은 '정치보복'이라고 규정지었습니다.
갈수록 불리해진다는 판단에 따라 벼랑 끝 전술을 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조용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반년 동안의 재판에서 극도로 말을 아꼈던 박근혜 전 대통령.
1차 구속 기간이 끝나는 날 재판에서 작심한 듯 미리 준비해온 글을 담담한 표정으로 읽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먼저 구속돼 재판을 받은 6개월은 참담하고 비통한 시간이었다며 운을 띄웠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한 사실이 결코 없는데도 재판부가 구속 연장을 결정한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이어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재판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또 자신이 정치적 논리의 희생양이라는 프레임을 내세웠습니다.
최순실 씨를 염두에 둔 듯 "한 사람에 대한 믿음이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배신으로 되돌아 왔다"면서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 보복은 자신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책임은 자신이 모두 지겠으니 법정에 선 공직자나 기업인들에게는 관용을 베풀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4분여 동안 준비된 원고를 읽는 동안 일부 지지자들은 흐느껴 울었고, 재판이 끝날 무렵 한 지지자는 자신을 사형시켜달라고 외쳤다가 퇴정 당하기도 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사실상 재판 보이콧을 선언한 것은 재판부가 유죄 심증을 굳히는 것을 막고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판을 흔드는 승부수를 띄웠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YTN 조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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