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계 올림픽 개막을 90여 일 앞두고 입장권 판매가 30%대로 부진하자, 평창 조직위원회가 이른바 비인기 종목의 입장권을 각 지자체에 사실상 떠넘긴 것으로 YTN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지자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혈세 수억 원을 들여 입장권을 사들였지만,
정작 표를 어떻게 나눠줄지 별다른 계획은 없는 상황이어서, 돈만 쓰고 관중석은 텅 빌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옵니다.
조은지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평창 조직위원회가 모든 부서에 보낸 공문입니다.
위원장 지시사항이라며, 시도별로 입장권 단체 구매를 독려하라는 내용입니다.
첨부된 문서에는 도시별 인구수와 목표 수량, 현재 달성 비율까지 쓰여있습니다.
앞서 지난여름 서울시는, 평창올림픽 지원 추진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25개 구청마다, 인구수의 0.2%에 해당하는 입장권을 사서 저소득층이나 다문화가정에 나눠준다는 게 핵심입니다.
서울시의 방침에 고무된 조직위는 한 발 나아가 입장권 구매 계획을 아예 전국 단위로 확대했습니다.
조직위의 협조 요청에 바다 건너 제주도부터, 개최지 강원도 평창까지 차로 7시간이 넘는 전라남도까지,
지자체들은 입장권 예산 수억 원을 잇달아 편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매 결정이 급하게 진행된 탓에, 지자체들은 사들인 표를 어떻게 나눠줄지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자체 담당자 : (입장권 구매) 지원자를 받아서 하기에는 시간 적으로 너무 여유가 없잖아요, (올림픽이) 바로니까. 어차피 복지국에서 (소외계층) 자료를 받아서 할거에요.]
더욱이 현행법을 위반하지 않는 8만 원 이하 비인기 종목 위주로 표를 사다 보니, 돈을 쓰고도 빈자리 걱정은 여전합니다.
교통편과 식비, 숙박비 등 추가비용에 먼 거리와 추운 날씨까지 고려할 때, 입장권을 받은 소외계층이 과연 현장에 얼마나 갈지 의문입니다.
[지자체 담당자 : 숙식이나 이동 편의까지 제공하면 김영란법, 공직선거법 위반돼서 아마 제공 못 할거에요. 그건 검토할 필요도 없어요.]
이런 논란에 평창 조직위원회는 지자체에 단순 협조를 요청한 '가이드 라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평창조직위원회 관계자 : 범국민적으로 '으쌰으쌰'하는 분위기에서 관중석을 채워야 하는 입장에서 그렇게 했고요. 강제성은 없는 거죠.]
빈자리 부담을 혈세...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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