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추석을 맞아 모처럼 고향 방문하신 분들 많으실 텐데요.
고향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실향민들은 올해도 임진각에서 합동 차례를 지내며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습니다.
양시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어렵게 구한 부모님 사진을 차례상에 올려놓고 자식들과 함께 큰절을 올립니다.
백발이 성성한 80대 노인이 됐지만, 북녘에 두고 온 부모만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임진각에 와 차례를 드리는 것 말고는 달리 불효를 씻을 방법이 없어 해마다 먼 길을 찾아옵니다.
[김창엽 / 경기 안산시 : 여기 오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하고 사람이 사는 것 같지가 않아요. 해마다 설날하고 추석에는 꼭 오지. 그래야 마음이 좀 편안해져요.]
부축을 받아야 걸음을 뗄 수 있는 실향민이 대부분,
반세기가 훌쩍 넘는 시간이 흘러도 고향 땅에 대한 그리움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차례상 앞에 설 때마다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깊게 팬 주름 사이엔 눈물이 마르지 않습니다.
햇과일과 햇곡식으로 정성껏 준비한 차례상.
임진각에서 실향민들이 합동 차례를 지낸 지도 5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부모를 대신해 자녀 세대가 합동 차례를 지키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장기철 / 서울 중랑구 : (북에 계신 조상들을) 잊지 않고 후손들한테도 우리나라 분단의 아픔이 있으니까 조상들을 기리라고 하고 있어요.]
차례를 마치고도 쉽게 떠나지 못하는 실향민들은 전망대에 올라 임진강 너머 고향 땅을 바라봅니다.
손에 닿을 듯 가까이에 있지만 올해도 갈 수 없습니다.
북한의 잇단 핵실험 도발로 고향 땅을 밟을 기회가 더욱 멀어져 보입니다.
실향민들은 뜨거운 햇볕을 맞으면서 북녘땅을 한동안 바라보며 망향의 한을 달랬습니다.
YTN 양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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