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장마철 집중 호우로 갑자기 불어난 물에 차량 침수사고가 종종 발생하기도 합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묻는 잇따른 소송에 법원은 호우 대비를 어떻게 했는지에 따라 엇갈린 판결을 내렸습니다.
조용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91mm의 장대비가 쏟아진 지난 2012년 8월 어느 날
이 모 씨의 벤츠 승용차는 물에 잠긴 경기도 수원시 화서동 화산지하차도를 통과하려다 중간에서 고장이 나고 말았습니다.
수리비 4천만 원을 물어준 이 씨의 보험사는 수원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법원은 절반의 책임이 있다며 2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화산지하차도가 지난 2000년 이후 세 차례나 물에 잠기고 차량 침수 사고가 나기도 했던 점에 주목했습니다.
상습침수지역이지만 수원시가 미리 배수시설을 정비하지 않았고, 호우 때 차량통제나 위험표지판 설치 등 필요한 조치를 다 하지 않아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하지만 사정이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윤 모 씨는 지난 2014년 6월 경기도 양평군 양근천 옆 하천부지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가 불과 37mm의 비에 차량이 침수됐습니다.
6백7십여만 원의 차량 수리비를 쓴 윤 씨 측 보험사가 양평군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이번에는 지자체의 책임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양평군이 자동경보와 이동 주차안내 방송을 하고 장마철에 주의하라는 현수막을 거는 등 피해를 줄이려고 한 노력을 인정했습니다.
[윤성열 /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공보관 : 지방자치단체가 침수사고 방지를 위하여 통상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다 했는지 여부에 따라 책임인정을 달리한 판결입니다.]
법원은 운전자가 호우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도 주요 기준으로 삼아 책임 비율을 산정한다고 밝혔습니다.
YTN 조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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