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 간부가 귀갓길 음주단속을 피하기 위해 119 구급차를 타고 다닌 걸로 드러났습니다.
그곳엔 구급차가 딱 한 대밖에 없었는데 진짜로 응급환자가 발생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요?
김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119 안전센터 주차장에 소방차, 펌프차와 함께 구급차가 세워져있습니다. 올해 초 부임한 센터장은 1대 밖에 없는 구급차를 자신의 퇴근길에 사용했습니다.
"안전 센터장은 술을 마신 채 응급차를 몰고 집으로 퇴근했는데요. 응급차는 음주단속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감사 결과 최근 8달 동안 센터장이 구급차를 사적으로 사용한 것은 열 번 이상.
[○○119안전센터 관계자]
"우리 직원들 다 사기가 떨어져서 계속 앞으로 시달릴 것 같은데…."
술에 취해 구급차의 운전대를 잡은 센터장은 자신의 차량은 부하직원이 몰고 오게 시켰습니다. 부하직원은 차량을 몰고 온 뒤 돌아갈 때는 구급차를 몰고 복귀했습니다.
센터장은 구급차의 사적 사용은 인정하면서도 음주 운전 의혹은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천안○○소방서 관계자]
"(1차 진술에서는)술 먹고 구급차 타고 집에 갔다. 운전은 아니고 (인정한 게) 7건이 나왔어요."
안전센터와 센터장 집을 왕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0분 정도. 그 사이 실제 응급신고가 접수됐다면 출동할 구급차가 없었던 셈입니다.
그런데도 소방서 측은 큰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합니다.
[천안○○소방서 관계자]
시내권은 출동을 많이 나가 있지만 읍면 지역이잖아요. 그러면 출동이 상당히 적어요.
해당 센터가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주민은 1만 1천여 명에 달합니다.
소방 당국은 해당 센터장을 직위 해제하고 징계위원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태영입니다.
김태영 기자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박영래
영상편집: 손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