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을 귀에 꽂고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남성, 그런데 이 남성 횡단보도 신호를 보지 못하고 길을 건너다가 끔찍한 사고를 당합니다.
(현장음)
"여성 비명소리"
스위스에서 연출해 만든 공익광고입니다.
'스몸비', 스마트폰과 좀비를 합쳐 만든 단어로 온종일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선 10명 중 7명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데 스마트폰 관련 교통사고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2011년 624건에서 2015년 1360건으로 2배 넘게 증가한 겁니다. 스몸비들의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시설, 장치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홍유라, 성혜란 두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리포트]
광화문 세종대로 네거리 10분간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들을 관찰해 봤습니다. 87명 중 24명이 스마트폰을 보면서 길을 건넜습니다.
[정현준/서울 용산구]
"휴대전화를 보고 걸으면서 인지하지 못해 주위에 오토바이나 차들이 지나가는 것에 깜짝 놀란 일이 많았습니다."
스마트폰을 보던 보행자들의 사고가 잇따르면서 길에는 스마트폰 정지선도 등장했습니다. 스마트폰을 주시하며 걷다가도 횡단보도 앞에 도착하면, 스마트폰 아래로 노란색의 경고선이 보이도록 한 겁니다.
지난 5월 서울 성북구 다섯 개 횡단보도에 시범적으로 설치했습니다.
[강대범/서울 성북구]
"위험하니까 한 취지는 좋은 것 같은데 좀 더 눈에 띄게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미 독일에선 눈에 더 잘 띄도록 점선 형태의 붉은색 신호등을 횡단보도 양쪽 끝 바닥에 설치했으며
벨기에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길'이라는 스마트폰 사용 전용 보행길을 따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미국 뉴저지에서는 걷는 중 스마트폰을 쓰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스마트폰 사용 보행자에 대한 안전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채널 A뉴스 홍유라입니다.
영상취재 : 채희재
영상편집 : 이재근
[리포트]
[성혜란 기자]
스마트폰을 보고 걸으면 사고 위험이 76%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는데요. 제가 한 번 스마트폰을 보면서 도심거리를 걸어보겠습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걸음걸이는 느려지고, 사람들이 옆을 지나가도 알아차리기 쉽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걸으면 1분에 4m씩 뒤쳐집니다.
시야는 어떨까.
화단에 걸려 넘어질 뻔한 위기만 수 차례. 스마트폰을 보면서 걸을 때 시야는 무려 56%나 좁아집니다.
걸으면서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보내면 소리를 인지할 수 있는 거리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류준범 / 도로교통공단 선임 연구원]
"운전자의 경우에도 주의 분산으로 인해 보행자를 인식하지 못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보행 중에는 항상 주의를…."
영국의 앵글리아 러스킨대 연구진은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걸을 때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발은 높게 들고, 평소보다 느리게 걷는다며 스마트폰이 사람들의 걸음걸이까지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채널A뉴스 성혜란입니다.
영상취재: 이기상
영상편집: 이태희
그래픽: 손윤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