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경선이 뜨겁게 진행되고 있지만, 경선 정신을 훼손하는 흔적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국민의당 광주 경선에서 단체로 차에 실어 나르고 찍을 후보를 지정해주는듯한 장면이 채널A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김철웅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같은 승합차를 타고 온 할머니들이 투표장에 도착했습니다.
[현장음]
(투표하려고 오신 거예요?)
"응. 차로 한참 왔어요."
(얼마나 걸리셨어요?)
"차가 밀리니까…"
할머니들 주변엔 한 중년 남성이 맴돌았습니다.
[현장음]
"X번 찍으라고 그러데."
(뭐라고 하면서 X번 찍으래요?)
"그 사람이 돼야 된다고.”
("누가 그런 말을 해요?")
"몰라. 대구서 왔다 그러데."
'표를 찍어주는 대신 돈을 받았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대답했지만 누군가 할머니들에게 은밀한 지시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입니다.
투표장이 있는 건물 안에 단체로 모여 있는 대학생들.
투표를 마치고 나가는 길에 한 젊은 남성이 다가와 학생들을 격려합니다.
이들이 입은 단체복에는 전북 익산시에 위치한 대학교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다음날 전북에서 투표가 예정돼 있는데도 굳이 전세버스까지 대절해 광주를 찾은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현장음]
"(내일 전북에서 투표하는데 왜 여기까지 와서…)"
“그거야 오야(대장) 맘이지."
"(내일 그런데 익산에서 투표 있는 거 아세요?)"
"내일 익산에서 있고 어디에서 있든, 아 내리시라고!"
최대 승부처로 불렸던 이날 광주, 전남 지역 투표에 후보들이 사활을 걸면서 단체로 유권자를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조금 전 대학생들을 챙기던 의문의 남성을 쫓아가봤습니다.
[현장음]
(피하셔서 될 일이 아니고 어떤 일인지 해명해주세요.)
"왜 해명해야 해요."
"(이미 카메라에 찍혀서.)"
"아 그만 좀!"
"(그러니까 말씀 좀 해주세요.)"
"제가 왜 밝혀야 하죠?"
국민의당은 "당 차원에서 철저히 단속해왔는데 유감스럽다"며 진상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김철웅입니다.
영상취재 : 김재평
영상편집 : 배시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