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벽 보고 밥 먹어라." 어린이집에 다니는 5살짜리 아이에게 말썽을 부렸다며 수 차례씩 '왕따 식사'를 하게 했다면…
교육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해당 어린이집은 훈육차원이었지 아동학대는 아니라고 설명했는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민형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한 어린이집 점심식사 시간입니다.
십여 명의 아이들이 식탁에 둘러 앉아 밥을 먹고 있는데, 유독 한 아이만 혼자 떨어져 벽을 보며 밥을 먹습니다.
다른날 찍힌 CCTV에서도 이 아이만 혼자 밥을 먹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부러운지 식사중에 힐끔 힐끔 뒤를 돌아봅니다.
5살 A 군이 이런식의 ‘왕따 식사’를 한 것은 3개월간 약 20여 차례.
식사 예절이 불량하다며 보육교사 이모 씨가 시킨 겁니다.
A 군의 부모는 보육교사 이 씨가 훈육이라는 이유로 A 군 혼자만 교실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거나 야외활동 중에 친구들 곁에 가지 못하게 하는 등 교묘하게‘'왕따'를 시켰다고 주장합니다.
[A 군 부모]
“벤치에 혼자 있어야 된대요. 밥을 늦게 먹으면. 일등으로 먹어야 된다는 강박이 생겼는지 꼴등을 하게 되는 날은 우는 거예요.”
A 군은 이 일로 불안증세가 있다는 심리검사 소견까지 받았습니다.
해당 어린이집은 억울하다는 반응.
[어린이집 관계자]
“어린이집은 갑이 아니에요 을이지. 항상 부모님이 무슨 얘기를 하면 항상 가서 빌어야 되나요?”
심리 전문가들은 정서적인 학대도 심각한 아동학대라고 지적합니다.
[곽금주 /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정서적인 학대가 사실은 더 고통스러울 수 있는데 눈에 안 나타나니까 문제거든요."
경찰은 보육교사 이 씨가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했다고 보고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습니다.
채널A 뉴스 이민형 입니다.
영상취재 : 홍승택
영상편집 : 이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