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택배 운송 차량 중에, 흰색 번호판 달고 있는 차량 보신 적 있으신가요?
영업용은 노란색 번호판을 달아야 하는데, 10대 중 3대 이상이 이런 불법 운송 차량이라고 합니다. 왜 이런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최주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국 각지로 물건을 나를 택배 화물차가 줄지어 서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노란색 번호판 사이사이에 흰색 번호판이 보입니다.
택배 운송은 영업용 즉, 노란색 번호판을 부착한 차량만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허가를 받지 않은 흰색 번호판 차량들이 버젓이 택배운송을 하고 있는 상황.
[최주현 기자]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택배 차량 중 31%인 1만 4천 대가 하얀색 번호판을 단, 일반 화물차였습니다. 문제는 거짓말 채용으로 이같은 허가받지 않은 택배 차량이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한 달 전, 대기업 택배 기사직을 그만 둔 28살 허재명 씨. 채용 당시 업체는 영업용 번호판을 주겠다며 2천 5백만 원을 대출받아 화물차를 구매하게 했습니다.
[허재명 / 경기 성남시]
"노란색 번호판을 달게 해준다고 해놓고 막상 엄청난 과정이 필요하더라고요, 자격증도 필요하고. 딸 수가 없는…"
그러나 약속과 달리 흰색 번호판을 달고 일을 하던 허씨는 8개월 만에 그만뒀습니다. 영업용 번호판이 없으면 유류세 지원을 받지 못하고 각종 교통 벌금도 본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물류업체 대부분은 영업용 번호판을 준다며 기사를 채용하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류 관계자]
"순수익으로 월 400만 원 이상은 서울에서 다 버세요. (영업용 번호판은) 걱정 안 하셔도 돼요."
그러나 정부는 어쩔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물동량은 해마다 늘어나는데, 불법차량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인데… "
물류업체의 무분별한 기사모집과 정부의 방치 속에 영세한 운전기사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최주현입니다.
영상취재: 김용우
영상편집: 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