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목으로 되살린 '돗통' 흑돼지 / YTN

YTN news 2017-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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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토종 돼지는 예전에 '돗통'이라고 부르는 화장실에서 키웠는데요.

이런 화장실 문화가 사라지고, 고기 생산을 위한 밀식 사육이 일반화되면서 한때 멸종 위기를 맞았습니다.

이런 토종 흑돼지가 언젠가 제주도민의 친근한 가축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며 근 30년을 키워온 농민이 있습니다.

송태엽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제주시 한경면 중산간 지역의 한 토종 돼지 농원입니다.

우리에 가둬 살만 찌우는 여느 농장과 달리 이곳에서는 넓은 땅에 돼지를 방목합니다.

암컷과 수컷, 어미와 새끼가 섞여 가족을 이루고 살아갑니다.

일반 농장보다 훨씬 널찍한 돈사 바닥에는 잘게 부순 우드 칩이 두텁게 깔려 있습니다.

[김응두 / 늘푸른농원 대표 : 60cm 두께로 깔아주면 돼지가 3~4년은 이 환경에서 그대로 키울 수 있어요. 3~4년이 지나면 아주 좋은 거름이 되죠.]

1989년 김응두 씨가 농원을 시작할 때 제주 토종 흑돼지는 멸종 직전이었습니다.

'돗통'이라고 부르는 화장실에서 돼지를 키우던 풍습이 사라지고 고기를 많이 생산하는 잡종 돼지가 퍼지면서 토종돼지는 설 땅을 잃어갔습니다.

1986년 제주 축산진흥원이 우도와 구좌읍 등 외진 곳에서 암컷 4마리와 수컷 1마리를 구해 번식에 나섰습니다.

2015년에는 이 돼지들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습니다.

[정봉훈 / 제주 축산진흥원장 : 육지부 재래돼지와 유전적으로 전혀 다른 집단으로 판명되었고, 외모를 통한 육안 관찰 시에도 제주 흑돼지의 특색과 문화성, 역사적 인정을 받아서….]

출하 시기가 6개월인 비육돈보다 두 세배 오래 걸리고 방목에 넓은 공간이 필요해 사육비는 훨씬 많이 들어갑니다.

토종돼지를 분양받아 번식시킨 김 씨도 50마리 정도만을 유지하며 직영 식당을 운영해 수지를 맞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질병에 강한 데다 밀식 사육처럼 손이 많이 가지 않습니다.

또 냄새나 분뇨 걱정도 없어 오히려 키우기 쉬운 점도 있습니다.

[김응두 / 늘푸른농원 대표 : 제주도에 이런 농가가 한 백 군데 이백 군데만 있다면 제주도의 큰 지역 특산품이 되지 않겠나….]

삼국시대부터 제주도에 살았지만 한때 멸종위기까지 몰렸던 토종 흑돼지,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제주도민의 가장 친근한 가축으로 돌아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송태엽[[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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