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경마 모면하기를 몇 차례, 호비는 혼신의 힘을 다하다가, 스스로 감복하는
마음이 일어남을 금할 수 없었다.
(금면불 묘대협이란 명성이 과연 유명무실한 것이 아니었구나. 그가
만일 20살만 젊었다면 나는 벌써 졌을 것이다. 예전에 아버님이 그
와 승부를 내지 못하시고 며칠간을 분투하셨다는 것이 믿지 못할 일
이 아니군. 정말 영웅다운 사람이야.)
두 사람은 모두 그들이 단순히 초식의 우월함만을 믿어서는 상대방
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다만 산벽을 등에 의지할 수 있
는 유리한 지점을 차지하면 승리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그들
은 상대를 낭떠러지 쪽으로 몰아내고 산벽 쪽의 위치를 차지하기에
온 힘을 기울였다. 그러나 두 사람의 초식들은 끊임없이 긴밀하게 조
여왔고, 누구라도 반 보만이라도 안쪽으로 들어서려 하면 즉시 상대
방의 도검에 상처를 입을 지경이었다.
격투가 한창일 때, 묘인봉이 '황룡전신토수세'(黃龍轉身吐鬚勢)라
는 일초로 호비의 가슴을 향해 질풍같이 찔러왔다. 그는 호비가 피할
곳이 없는 것을 보고, 그의 나뭇가지를 내려쳐 부러뜨려 그가 다시
반격할 수 없게 하였다.
호비는 깜짝 놀라 급히 왼손을 들어 묘인봉의 나뭇가지를 막으며
오른손으로는 '복호식'(伏虎式)이라는 일초로 내려쳤다. 묘인봉은 호
비가 맨손으로 막고 있는 나뭇가지를 한 차례 힘껏 떨쳤다. 호비는
왼손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고 손을 떼었다.
묘인봉이 반 보를 나서며 '상보적성식'(上步摘星式) 일초를 가하려
할 때였다. 낭떠러지 근처에 견고했던 바위들이 두 사람이 오랫 동안
밟고 있던 사이에 그 틈이 조금씩 느슨해져 그가 검세(劍勢)를 앞으
로 향하자 전신의 중량이 왼발 위로 몰려 왼발로 짚고 있던 부분의
바위가 '쩍' 갈라지며 깊은 계곡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묘인봉은 발 밑에 짚을 곳이 없어지자, 곧바로 바위와 같이 떨어져
내릴 참이었다. 호비는 깜짝 놀라 급히 손을 뻗어 그를 붙잡았다. 그
러나 묘인봉이 떨어지려던 기세가 가벼운 것이 아니었으므로 그의 소
매를 붙잡긴 했어도, 호비조차 몸의 중심을 잃고 함께 낭떠러지 밖으
로 기우뚱거렸다.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몸을 돌려 산벽에 달라붙어 '벽
호유장공'(碧虎遊牆功)으로 낭떠러지를 기어오르려 했다. 그러나 그
산은 온통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어 미끄럽기 짝이 없었으므로 그
'벽호유장공' 또한 펼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위로 올라 가는 것은
불가능해도, 밑으로 내려 오는 것은 가능할 것도 같았다.
두 사람은 천천히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왔을 때 바깥쪽으로 튀어나
와 걸려 있는 바위 하나가 눈에 띄었다. 그들은 그 바위 위로 올라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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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들의 무공은 서로 같았으므로, 마음에서의 발상 또한 똑같았다.
당장 두 사람은 '천근추'라는 신법으로 두 발을 단단히 바위에 붙이
고 섰다.
이 바위의 표면은 둥글고 오랫 동안 빙설이 쌓여 있었으므로 말할
수 없이 미끄러웠으나, 두 사람의 무공이 고강한지라 인터넷경마,온라인경마 √√ SunMa . mE √√ 한번 바위 위에
발을 고정시키고는 추호의 움직임도 없었다. 다만 '뿌드득' 하는 소
리가 계속 들려왔는데 그것은 수만 근이나 되는 바위가 어딘가로 움
직이는 소리였다. 원래 이 바위는 산허리에 옆으로 걸쳐 있는 거암으
로 오래도록 바위 밑부분의 모래와 돌들이 밑으로 굴러떨어졌는데,
지금은 그 위에 두 사람의 체중이 실렸으니 바위 밑에 끼워진 모래와
돌들이 더욱더 많이 떨어져내려 바위의 움직임이 점점 더 커지는 것
이었다. 그 두 자루의 나뭇가지도 두 사람을 따라 바위 위로 떨어졌
다. 묘인봉은 상황이 급박해지자 왼손으로 일장을 치며, 오른손으로
는 벌써 나뭇가지를 집어 곧 '상보운변적월'(上步雲邊摘月)로서 공격
하였다. 호비는 얼른 허리를 굽혀 검을 피하며 그 또한 나뭇가지를
주워 '배불청경'(拜佛聽經) 일초로 대응했다.
두 사람이 이때 사용한 초식은 모두 공격적인 것으로 날카롭고 험
한 것들 뿐이었으나, '뿌드득' 소리는 점점 크게 들려오고 더 이상
발을 붙이고 서 있기가 어려운 지경이었다.
두 사람은 모두 이렇게 생각했다.
(상대를 밀어 떨어뜨리기만 한다면, 바위 위의 중량을 줄이게 될 것
이고, 그렇게 되면 이 거암이 밑으로 굴러떨어지지는 않을 테니 자
신의 목숨은 구할 수 있을 텐데.)
이때 두 사람의 목숨은 순식간에 결정될 일이었으니, 손을 움직이
는 것 조차 함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또 잠깐 동안에 수십여 초를 겨루었다. 묘인봉은 상대방의 도법이
호일도의 도법과 완전히 똑같다는 걸 발견하고는 의심이 점점 인터넷경마,온라인경마 √√ SunMa . mE √√ 커져갔
다. 다만 연속되는 공방에 물어 볼 겨를이 없었다. '반완익덕틈틈장'
(返腕翼덕틈틈掌) 일초를 펼치고 나서 바로 연이어 '제료검백학서시'
(提寮劍白鶴舒翅)를 펼치려는 찰나였다. 이 일초는 상대방을 바위 아
래로 떨어지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것이었다. 다만 그의 어려서부터의
습관이 그랬듯이 출초(出招)하기 전에 등덜미를 들썩이지 않을 수 없
었다.
그때는 달이 씻은 듯이 맑게 하늘에 걸려 있는 때였으므로, 달빛이
산벽을 밝게 비추고 있었다. 그 산벽은 온통 얼음이 얼어 있었으므로
달빛이 비추자 마치 거울을 비춘 듯이 묘인봉의 뒷모습을 비춰 주었
다.
호비는 분명히 보았다. 그리고는 평아사에게서 들은 부친과 묘인봉
이 예전에 대결했던 상황을 인터넷경마,온라인경마 √√ SunMa . 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