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빛닷컴 "각자 흩어져 활로(活路)를 뚫어라!"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질풍조 전 조원들은 사방으로 뿔
뿔이 흩어져 도망치기 시작했다. 왕삼은 기를 쓰고 내달려
가까운 관목림으로 뛰어들었다. 힐끗 뒤를 돌아보니 두 명
의 적이 따라붙고 있었다.
왕삼은 다급했다. 둘을 상대로 이길 자신이 없었다.
순간 왕삼은 속도를 줄여 그들과의 거리를 좁힌 뒤 갑작
스럽게 뒤로 몸을 돌리며 '이얍!'하는 기합과 함게 현문검
법을 전개했다. 바로 소요문의 독문검법이었다.
보통 상승의 무공에는 심법과 그것을 운용하는 초식, 그
리고 그 초식을 뒷받침하는 보법 및 신법이 뒤따르게 마련
이었다. 현문검법 역시 현문심법의 바탕 위에 10식이 있
고, 초식마다 적절한 보법과 신법이 곁들여져 있다.
그러나 왕삼은 현문심법이 아니라 무극대법의 진기를 운
용하여 현문검법을 펼치고 있었다. 그는 순간 팽팽하게 끓
어 넘치는 진기의 약동을 느꼈다.
그가 제일 먼저 사용한 초식은 현문검법의 기수식이자
제1식인 현문점점(玄門點點)의 초식이었다. 이것은 일직선
으로 쾌속하게 상대의 정면을 노리는 초식이었다. 정신없
이 쫓아오다가 난데없이 공격을 받은 사령문의 제자는 상
문도(喪門刀)를 들어 아래에서 위로 비스듬히 올려쳐 왕삼
의 검을 막으려 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던 적은 자신의
동료를 믿는다는 듯 자신의 도를 들어서 왕삼의 목을 노리
고 내려쳤다.
그러자 직선으로 찔러가던 왕삼의 청강검(靑鋼劍)이 뜻
밖에 위로 방향을 바꿔 내리쳐 오는 또다른 상대의 도를
막아냈다. 왕삼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던 자는 헛손질을 하
고 말았다. 왕삼은 그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왕삼은 재
빨리 발을 들어 호되게 그의 낭심을 사설경마사이트, 인터넷경마 ↘ SunMA . mE ↙ 걷어차 버렸다. 급소
를 적중 당한 그 자는 즉각 땅 위에 쓰러져 즉사하고 말았
다. 왕삼의 발길질에는 무시 못할 내공이 실려 있으니 살
아남으면 이상한 일이었다.
왕삼은 의외의 사태에 멍청해져 있는 나머지 한 명을 뒤
로 남긴 채 재빨리 숲 사설경마사이트, 인터넷경마 ↘ SunMA . mE ↙ 쪽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왕삼은
지금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전쟁터임을 실감하고 있었다.
죽고 죽이는 싸움에 무슨 정도가 있겠는가. 먼저 죽이면
그걸로 끝이다.
왕삼은 사령문의 제자를 죽인 후 거친 숲길을 헤치며 몇
시간을 달렸다. 왕삼은 자신이 비응곡 쪽으로 제대로 방향
을 잡고 있는지조차 가늠할 수 없었다.
그는 단지 두려움과 초조함에 쫓겨 정신없이 달리고 있
었던 것이다. 그는 지금처럼 자신의 낮은 무공 수위에 대
해 뼈저리게 한탄해 본적이 없었다. 바로 눈앞에서 동료들
의 죽음을 목격하면서도 구원의 손길을 뻗칠 능력이 없었
다. 자신도 지금까지 단지 운이 좋아서 살아 남았을 뿐이라
는 생각이 들자, 치밀어 오르는 자책감과 울분에 가슴이 터
질 듯했다.
소요비문은 비록 크지는 않지만 1000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문파였다. 강호의 풍파 속에서 그 동안 수십 번이
넘는 멸문의 위기를 넘겼다고 들었지만, 지금의 위기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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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보다도 심각했다.
자칫하면 소요문 전체가 사설경마사이트, 인터넷경마 ↘ SunMA . mE ↙ 기왓장 하나 사설경마사이트, 인터넷경마 ↘ SunMA . mE ↙ 남기지 못하고 괴
멸될 수도 있다는 예감마저 들었다. 하지만 왕삼 자신에게
는 이 위급한 상황을 해결할 만한 힘이 없었다.
어느 으슥한 공터에 이르러 갑자기 왕삼의 신형이 멈춰
섰다. 반대편에서 날아 오는 불길한 그림자를 감지했던 것
이다. 그 그림자도 왕삼을 발견하고 즉각 발길을 멈추었다.
검은 옷에 검은 두건을 쓴 그는 바로 사령곡의 수하였다.
30대의 거한인 적도 느닷없이 나타난 왕삼을 보고 내심
놀란 듯했다. 두 사람은 한동안 서로를 노려보며 거친 숨을
몰아쉬다가 곧 세차게 병기를 휘두르며 뒤엉키기 시작했다.
엉겁결에 왕삼은 10절 현문 검법 중 현문점점, 비천일섬
(飛天一閃), 풍운지세(風雲之勢), 팔방풍우(八方風雨) 등
네 초식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어떤 생각과 어떤 정신으로
그 초식들을 펼쳤는지 자신도 알 겨를이 없었다. 단지 그
동안 수 없이 반복 단련해온 그의 감각이 그렇게 했을 뿐
이었다.
적은 사령13도(邪靈十三刀)로 그의 쾌속한 초식들을 겨
우 받아냈다. 하지만 잠시 주춤하던 적은 곧 왼발을 축으
로 보법을 밟으면서 왕삼의 공격을 비켜내는가 싶더니 무
서운 기세로 반격해 오기 시작했다.
둘은 아무 말 없이 40여 초를 사설경마사이트, 인터넷경마 ↘ SunMA . mE ↙ 주고받았다. 서로 빨리 죽
어주기만 기대하며 각자의 무기를 휘두르고 있는 두 사람
의 그림자는 마치 유령 같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왕삼은 이제 침착해질 수 있었다. 전투의 현실감을 완전히
회복한 것이다. 정신없이 허둥대던 자신의 이전 모습들이
천천히 왕삼의 뇌리를 지나쳐 갔다. 부끄러움과 당혹감이
전신에 아릿하게 느껴졌다.
상대는 아무래도 사령곡 내에서 중진급 이상의 고수인
듯했다. 지금까지 상대한 다른 어떤 적보다도 실력이 만만
치 않았다. 두 사람은 막상막하의 형세를 이루고 있었지만,
오랜 도주로 지칠대로 지쳐 있던 왕삼이 점차 일방적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사실 기진한 상태에서 지금껏 버틴 것만
도 대단한 일이었다.
왕삼은 마음을 침착하게 가다듬었다.